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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성 지적장애 아동의 특징과 지적장애 평가 기준 이해하기
    장애 영역과 특성/지적장애 2025. 8. 2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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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가 가장 크게 관심을 가지는 부분 중 하나는 발달 속도입니다. 또래보다 말이 늦거나 학습이 더디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준 이하로 발달 지연이 나타날 경우 지적장애나 경계성 지능의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능지수(IQ)가 정상 범위와 지적장애 사이에 걸쳐 있는 경계성 지적장애(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BIF) 아동은 성장 과정에서 미묘한 발달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절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계성 지적장애 아동의 유아기·아동기 특징과, 지적장애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와 진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경계성 지적장애 아동의 특징과 지적장애 평가 기준 이해하기

    경계성 지적장애란 무엇인가?

    경계성 지적장애는 IQ 70~85 범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평균 IQ가 100이고 표준편차가 15이므로, IQ 85 이상은 정상 범주로, 70 이하부터는 지적장애 범주로 분류됩니다. 그 사이에 있는 아이들은 정식 지적장애로 진단되지는 않지만, 학습이나 사회적 적응에서 뚜렷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또래와 같은 유치원에 다니지만 그림책 읽기나 간단한 블록 맞추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아이는 언뜻 보기에 정상 발달 범주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학습이나 문제 해결 상황에서는 미묘하게 뒤처지며, 이러한 차이는 학령기에 들어가면서 더 뚜렷해집니다. 이처럼 경계성 지적장애 아동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교육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아기(0~5세) 특징

    경계성 지적장애 아동은 유아기부터 발달 지연 신호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 부모가 쉽게 간과할 수 있습니다.

    첫째, 언어 발달 지연이 자주 나타납니다. 첫 단어를 말하는 시기가 늦거나,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이 또래보다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또래 아이들이 “엄마 나 물 마실래”라고 말할 때, 경계성 지능 아동은 “물 줘” 정도의 짧은 표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인지 발달의 느림이 보입니다. 간단한 모양 맞추기나 퍼즐 맞추기 과제에서 정답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색깔이나 크기를 구분하는 데도 어려움을 보일 수 있습니다.

    셋째, 운동 발달 지연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걷기, 달리기 같은 대근육 발달은 비교적 따라가지만, 소근육 발달이 또래보다 느려 가위질이나 블록 쌓기 활동에서 서툰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 사회성 발달의 차이도 관찰됩니다. 또래와 어울려 놀기는 하지만, 규칙을 지키거나 차례를 기다리는 등의 사회적 기술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입니다.

    예시로, 네 살 아이가 유치원 놀이 시간에 친구들과 블록 놀이를 할 때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 혼자 다른 방식으로 놀거나 쉽게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성격 차이가 아니라 인지적·사회적 이해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아동기(6~12세) 특징

    아동기로 접어들면 학습과 또래 관계의 요구가 증가하면서 경계성 지적장애 아동의 어려움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학습 측면에서는 읽기, 쓰기, 수학 등 기초 학습 능력에서 또래보다 느린 속도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학년 아이들이 구구단을 외울 때, 경계성 지능 아동은 반복해서 연습해야 겨우 외우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 능력은 일상 대화는 가능하지만, 복잡한 문장이나 비유적 표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교사가 “오늘은 비가 오니까 소풍이 연기될 수도 있어”라고 말했을 때, 단순히 “소풍 간다/안 간다”로만 이해하는 식입니다.

    사회성 발달에서는 친구 관계를 맺는 것은 가능하나, 갈등을 해결하거나 규칙을 이해하는 능력에서 부족합니다. 또래와 놀이할 때 지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울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또래에게 미성숙한 아이라고 인식될 수 있고, 따돌림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서·행동 측면에서는 반복되는 학습 실패와 사회적 어려움으로 인해 낮은 자존감, 불안, 충동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학습 의욕 저하로 이어져 악순환을 만들기도 합니다.


    지적장애 판단 평가 도구

    지적장애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지능 검사와 적응행동 검사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합니다. 단순히 IQ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1. 지능 검사
      • 웩슬러 아동용 지능검사(WISC-V): 언어이해, 작업기억, 처리속도 등 세부 영역 평가 가능.
      • 스탠포드-비네 검사: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며, 유아부터 성인까지 폭넓게 측정 가능.
      • K-ABC 검사: 문제 해결 과정과 학습 전략을 중점적으로 평가.
      → 일반적으로 IQ 70 이하가 지적장애, 70~85는 경계성 범위로 분류됩니다.
    2. 적응 행동 검사
      • Vineland 적응행동 척도(VABS): 의사소통, 일상생활, 사회성, 운동 영역 평가.
      • K-SIB-R(한국형 사회성숙도 검사): 한국 아동에 맞게 표준화된 검사.
      → IQ가 낮아도 일상생활 적응력이 높으면 지적장애보다는 경계성으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지적장애 진단 기준(DSM-5)

    DSM-5는 지적장애를 다음 세 가지 기준으로 진단합니다.

    1. 지적 기능 손상: IQ 70 이하 수준.
    2. 적응 기능 손상: 의사소통, 자기관리, 사회성에서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3. 발달 시기: 증상이 18세 이전에 발현해야 함.

    즉, 단순히 IQ만 낮다고 해서 지적장애로 진단하지 않고, 일상생활과 사회적 기능에 실질적인 제한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반면 지적장애로 의심되지만 진단기준에 맞지 않아 지적장애라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IQ는 낮지만 적응 기능이 양호한 경우

    예시)
    민수(가명)는 웩슬러 지능검사(WISC-V)에서 IQ 68을 받았습니다. 수치상으로는 지적장애 범주(70 이하)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Vineland 적응행동척도로 평가했을 때, 자기 옷 입기, 간단한 심부름, 또래와 놀이하기 같은 일상생활 기술은 또래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도 특별한 도움 없이 기본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고, 사회적 상호작용에서도 문제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 이 경우는 IQ만 보면 지적장애처럼 보이지만, 적응 기능이 크게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적장애로 진단되지 않고 경계성 지능으로 분류됩니다.


     발달 지연이 환경적 요인 때문인 경우

    예시)
    지영(가명)은 다문화 가정에서 자랐고, 부모 모두 한국어 사용이 서툴렀습니다. 유치원 입학 전까지 충분한 언어 자극을 받지 못해 언어 검사를 하면 어휘력이 부족하고 문장을 짧게 사용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초기 지능검사에서는 IQ가 70 근처로 측정되어 지적장애 의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언어 치료와 또래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늘어나자 지능 점수가 80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 이 경우는 환경적 언어 자극 부족 때문에 지능이 낮게 측정된 것이지, 실제 지적장애는 아닙니다. DSM-5 진단 기준에서는 발달 지연 원인이 반드시 신경발달적 요인이어야 하기 때문에, 환경적 결핍만으로는 지적장애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특정 학습장애(난독, 난산 등)로 인한 성취 저하

    예시)
    현우(가명)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읽기와 쓰기를 극도로 어려워했습니다. 읽기 검사에서는 1학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고, 수학에서도 글자를 읽지 못해 문제 풀이가 힘들었습니다. IQ 검사를 해보니 72가 나와 지적장애 의심을 받았지만, 세부 하위 검사에서는 언어 이해력과 추론 능력이 정상 범위에 있었습니다. 나중에 정밀 검사 결과 난독증(특정 학습장애) 으로 진단되었고, 지적장애는 아니었습니다.
    → 이 경우는 지능지수가 낮게 나올 수 있지만, 학습의 특정 영역에서만 어려움이 있는 것이므로 DSM-5 기준상 지적장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결론

    경계성 지적장애 아동은 눈에 띄는 장애가 없지만, 발달 과정에서 학습과 사회성, 정서 조절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습니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교육적 지원은 이 아이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요소입니다. 부모와 교사는 단순한 ‘발달이 느린 아이’라는 시각을 넘어서, 발달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할 때 전문적인 평가와 개입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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